G20 정상회의 '강대강' 힘의 충돌…냉혹한 국제사회

G20 정상회의 '강대강' 힘의 충돌…냉혹한 국제사회

【 앵커멘트 】 지난 4~5일 중국 항저우에서는 세계경제의 회복 방안을 논의해보자는 세계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정작 경제 얘기는 뒤로 밀리고 영토와 안보 이슈가 전면에 등장했습니다. 국제부 정주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질문 1 】 먼저 개막식부터 볼까요. 정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같이 입장한 정상은 누구였습니까? 【 기자 】 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옆자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차지였습니다. 사드와 남중국해 등의 문제에서 수세에 몰린 중국이 러시아와의 밀착 행보를 과시했다는 평가인데요. 이번 G20 회의를 대하는 중국의 태도가 엿보였던 대목입니다. 【 질문 2 】 그런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주 서운한 대접을 받았죠? 【 기자 】 네, 항저우 공항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레드카펫이 깔린 중국 측 트랩이 아니라 자체 트랩으로 내려왔습니다. 반면 다른 정상들은 모두 레드카펫을 밟았습니다. 미국은 "의도적인 의전 실수"라며 격노했지만, 중국은 "미국이 원치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아베 일본 총리는 센카쿠, 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 문제로 시 주석과 한바탕 말싸움을 한 뒤 혼자 기자회견을 한 장면이 화제였고요.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는 억지웃음을 짓더니, 돌아서자마자 포커페이스로 변해버린 시 주석의 표정도 압권이었습니다. 【 질문 3 】 이번 회의는 G20 정상들이 한 데 모여 경제회복을 논의하자는 취지였는데, 결과적으로는 영토나 안보 갈등이 더 부각됐죠? 【 기자 】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포기 못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남중국해를 에워싸고 있는 친미성향 국가들과 정면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진 거죠. 시 주석은 또 오바마 대통령의 면전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미국이 중국 땅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는 것이죠. 【 질문 4 】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정상회담에서도 갈등은 그대로 노출됐어요. 【 기자 】 네, 역시 사드가 최대 현안이었는데요. 같은 한자 문화권임을 감안해서, 시 주석은 사자성어를 화두로 제시했습니다. 시 주석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공통점을 찾자는 '구동존이(求同存異)'를, 박 대통령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며 공감대를 넓히자는 '구동화이'(求同和異)'를 제시했습니다. 국가정상들간에 외교적 함의가 응축된 말이었지만 접점은 찾지는 못했습니다. 중일 정상회담에선, 시 주석이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미국과 같은 입장을 밝힌 아베 총리에 대해 격노하기도 했습니다. 【 질문 5 】 중국이 G20 회의라는 큰 잔치를 치르는데,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하며 긴장을 높였습니다. 북한은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 기자 】 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일본 앞바다에 낙하했는데요. 낙하지점에서 컴파스를 쭉 돌려보면 G20 회의가 열렸던 항저우의 위치에 딱 맞아떨어집니다. 중국도 자신들은 어찌할 수 없다는 치밀한 계산이 녹아든 북한이 위험천만한 줄타기 전략을 펼쳤다는 평가입니다. 국제사회는 냉엄했습니다. 겉으로는 마음씨 좋아 보이는 아저씨, 아줌마처럼 보였어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다는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중국은 한중 관계를 미중 관계의 틀에서 보려는 시각이 다시 한 번 확인됐습니다. 냉엄한 국제사회의 현실에서 대한민국의 선택은 무엇일까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